길드다 공간을 배웅하며
김지원
며칠 전, 바람에서 봄 냄새가 나던 날이었다. 길드다에 앉아 수업을 듣다가 환기를 시키려 문을 열어놓으니 지나가는 사람들 소리에 작년 봄이 생각났다. 정해진 요일마다 길드다에 나와 반나절을 보내던 시간들이 좋은 기억으로 떠올라 마음을 헤집어 놓았다. 고작 1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공간을 썼지만 이곳이 줬던 편안함과 안정감은 몸에 큰 흔적으로 남아있다.
길드다 공간 철수를 이틀 남긴 수요일 오전, 공간 기록을 목적으로 사진을 찍으러 다시 길드다에 갔다. 평소와 같이 널브러진 물건들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사진을 남기는데 촬영을 진행하며 조금씩 정돈되고 비워진 상태가 되어가는 공간을 찍다 보니 섭섭한 마음은 커져갔다. 머지않아 완전히 비워지고 다른 공간이 될 이곳이 벌써 그리워져 서둘러 촬영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