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다, 큐!!

청량리


  글쓴이 소개 : 첫째에겐 친절한 샌드백, 둘째에겐 성실한 곰인형이 되려고 노력 중인 아빠. 동갑내기 아내의 말도 잘 들으려 애쓰지만 맘대로 안 된다. 인문학공동체 ‘문탁네트워크’에서 공부보다는 ‘스튜디오 지음’ 및 ‘동네영화배급사 필름이다’의 디자이너 겸 영화인 ‘청실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호에서 좀 더 흥미롭게 다가온 건 두 가지였다. 삼색불광파 춘식의 비학술적 학술제의 뒷풀이적 뒷풀이글과 우주소년 김현민의 망년회로 돌아보는 길드다 우정스케치, 냉장고에 묵혀 둔 계획을 꺼내 마늘처럼 쫑쫑 매일 다지라는 머리 긴 김지원의 처방전의 내용도 참 좋았다. 그러나 시기가 시기인지라 ‘2022 대선을 말하다’와 아들 K를 쥐락펴락하는 LOL 게임의 애니메이션 <아케인>에 대한 리뷰가 더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LOL을 해 본적이 없는 터라 <아케인>리뷰의 리뷰는 K에게 맡기기로 하고 대선에 대한 김지원의 글로 좀 더 살펴본다.



  정치인의 이미지가 극대화되는 현장이 바로 대선이다. 그래서 김지원의 말처럼 알면서도 ‘클릭질’을 더 강력하게 유도 당한다. 다행히도(?) 바쁜 사무실과 부족한 데이터로 강제로 클릭금지 당하지만, 출퇴근길에는 빵빵한 공공와이파이 덕에 여전히 뉴스와 광고로 뒤범벅이 되어 어디론가 흘러간다. 그러나 나트륨 4,000㎎의 ‘짬뽕탕’처럼 강렬하고 자극적인 기사와 낚시 광고를 습관처럼 드링킹하다간 결국 고혈압으로 뒷목잡고 쓰러질지도 모른다. 

  물론 그의 말처럼 기획된 이미지들이 진실과 사건을 전달함에도 불구하고 진지함을 잃어버린 ‘경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과거에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전달됐다면, 지금은 ‘이동성과 동시성이 확보되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그래서 손바닥 위에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세상과 접속하는 현실자체 이미 메타버스인 것은 아닌지. 

  그러한 미디어에 의해 우리는 ‘수많은 소셜 네트워크와 커뮤티니, 플랫폼’의 광고판에 노출되고 ‘무력한 수신자’로 전락했지만, 또 반대로 스마트폰을 통해 ‘새로운 경로들과 회로들에 접속’하고 통로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김지원은 말하고 있다. 그건 “아직 전혀 존재하지 않는, 아마 언젠가는 도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만이 진실로 다큐멘터리적이기” 때문이며, 또한 우리는 이미 ‘수신자’이면서 동시에 ‘발신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미지에 포획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남아있다. 너튜브가 유일한 희망이자 해답일 수는 없지 않을까?

  



  <다큐하는 마음>을 펴낸 양희 작가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배워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면서 바뀌기 어려운 자신의 모습도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가기도 한다. 증명을 통해서 구체화되고 힘을 얻는 이들이 있다. 때문에 환경, 젠더, 정치 등 세상 이슈에 관심이 있을 때 그게 내 마음 속에만 있으면 안 된다. 글을 쓰던, 텀블러를 사용하던, 다큐를 보던 무언가 행동이 비집고 드러난다. 다큐하는 사람들은 그걸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양희 작가는 덧붙인다. 그들은 언젠가는 도래할 이미지들에 대한 믿음을 증명하는 행동으로, 다큐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김지원은 목수다. 동종업계에 있다 보니 개인적인 현장에서도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그의 글이 목수 현장을 배경으로 할 때 더 재밌고 생동감 있다. 특히 리모델링 건축현장에서의 에피소드를 자신의 공부로 연결하는 지점은 김지원의 ‘시그니쳐’가 아닐까. 한석율이 생각하는 현장은 결국 장그래의 현장과 결코 다르지 않지 말입니다. 



  P.S. K의 <아케인> 리뷰에 대한 짧은 리뷰 (인터뷰를 풀어서 썼습니다)

  LOL게임의같은 유저로서 <아케인>에 대한 리뷰는 무척 반가웠다. 캐릭터의 서사가 풍부해진 것에 대해서는 100% 공감한다. 다만, LOL게임이 스타크래프트(물론 이걸 해 본적은 없다)에 견줄만한 국민게임이라는 것에는 동의하나, 이번 애니메이션이 명작인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급전개로 납득이 안 되는 부분도 있어서 스타일은 좋으나 디테일에선 다소 부족한 감이 많았다. 그에 비해 다른 액션 게임 <오버워치>의 캐릭터 영상은 굉장히 수준이 높다. 디테일도 살아 있고. 개인적으로 고른다면 난 오버워치 애니메이션에 한 표다. 게다가 바이와 파우더 두 자매보다는 다른 캐릭터가 메인이 되어 스토리를 풀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이상 끝!


▲ 아케인 리뷰를 작성해준 K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