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는 것 좋아하세요?

 김지원




  꿈 속에서 위의 문장을 내가 누군가에게 묻고 있었다. 질문에 대답을 들으려고 눈을 맞춘 상대는 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의미심장한 꿈에 잠에서 깨어 내가 장 보는 걸 좋아하나 생각했다. 내가 유모차에 탄 아기일 때는 백화점만 들어가면 울었다고 했고, 걸을 수 있는 아이였을 때도 대형마트는 질색했다. 지금도 마트에 가면 골라야 하는 게 많고, 복잡해서 장 보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곱씹어 보니 장 보는 일을 좋아하는지 묻는 일은 누군가의 일상에 아주 밀접한, 혹은 알기 어려운 면모를 엿보게 될 수도 있는 질문 같다는 생각에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엄마에게도 물었더니 엄마는 싫어한다고 딱 잘라 말했지만, 이내 뭔가 생각난 듯 “근데 우리 장 봐야 돼” 라고 덧붙이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