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불광파 인터뷰 : 올해도 비학술적 학술제는 계속된다!
김지원 (길드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삼색불광파’다. 이들을 세 번째 인터뷰이로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두 해에 걸쳐 진행한 청년 단체들의 네트워크 행사 ‘비학술적 학술제’(이하 '비학학')에 연이어 참석하고, 그 자리를 풍성하게 하는 데에 큰 몫을 하더니, 지난달에는 갑자기 비학술적 학술제와 관련해 상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길드다로 메일을 보냈다. 그러고선 덥석 길드다 공간에 찾아와 “비학술적 학술제, 우리가 한 번 진행해보겠소”라며 패기 있게 제안을 한 것이다(재미를 위한 필자의 과장이 ‘약간’ 포함되었다. 삼색불광파는 이름처럼 무섭지 않고, 예의 바른 청년들임).
앞서 두 해에 걸쳐 책임감을 가지고 학술제를 진행한 우리는 얼떨떨한 마음 반, 기쁜 마음 반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특히 길드다를 혹하게 한 것은 특히 그들이 이미 확보해놓았다는 비학술적 학술제 관련 예산이었다. 우리가 “올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며 한숨 쉬던 시점에 이들은 비학술적 학술제를 염두에 두고 공모사업에 지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안 그래도 재정난으로 인해 고민이 많았던 길드다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들의 강력한 제안으로 비학학 네트워크에서 자원자를 받아 기획팀이 만들어졌고, 네 번에 걸친 기획회의가 진행되었고, 2021 비학술적 학술제의 대략적인 모양새가 만들어지는 중이다. 비학학의 준비소식을 전하고, 삼불파가 어떤 곳인지 소개하고, 또 어쩌다 이런 용감한 제안을 하게 되었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인터뷰는 연일 어려운 코로나 상황으로 부득이 온라인(ZOOM)을 통해 진행되었다.
'삼불파'의 '독립작업자'들을 소개합니다
나 요즘 비학술적 학술제 기획 회의로 매주 얼굴을 보는데, 인터뷰로 또 얼굴을 마주하니 정말 자주 본다 싶네요.
춘식(이하 ‘춘’), 찬 (웃음)
나 우리는 매주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만, 삼색불광파(이하 ‘삼불파’)가 익숙하지 않을 <아젠다> 독자 분들과 아직 두 분을 잘 모를 수도 있는 비학학 네트워크 구성원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와 삼불파 소개를 부탁드려요!
춘 안녕하세요. 대안대학 지식순환협동조합(이하 ‘지순협’)의 사무원이자 삼불파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작업자 춘식입니다. 삼불파 활동은 3년차이고요, 삼불파 창립멤버는 아니고, 삼불파에서 발행하는 저널 「삼합」의 에세이 연재, 세미나 기획 및 참여, 보드게임을 만드는 프로젝트 팀 등 다양한 활동들 함께하는 중입니다. 삼불파는 간단히 소개하자면 연구자, 창작자, 기획자가 모여 공부하고, 다양한 활동들을 벌이는 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불파의 삼색은 각각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노동(빨강), 퀴어(보라), 환경(초록)을 지칭합니다. 4년 전 지순협 졸업생들을 필두로 구성되었습니다.
찬 안녕하세요, 삼불파 찬입니다. 현재 개인적인 밥벌이는 초등학교에서 디지털 튜터(초등생들의 비대면 교육을 돕고, 방과 후 돌봄을 맡는 서대문구의 돌봄 일자리 서비스) 일을 하고 있고요. 밥벌이는 매년 바뀌는 편입니다. 전 삼불파 창립멤버입니다. 춘식이 “창립멤버가 아니”라고 해서 말해봤는데, 우리가 ‘창립멤버’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어서 매우 어색하네요(웃음). 삼불파는 지순협 1기 졸업생이자 삼불파 두목(삼불파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표를 부르는 애칭)인 두두가 제안하여 만들어 졌어요. 학교를 떠나면 마땅한 공부공간이 없다는 현실과, 졸업 이후에도 공부를 지속하면서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싶다는 욕망이 모여 처음엔 공부모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3년 반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 활동을 이어왔는데요, 처음엔 저희끼리 공부하고, 그 결과로 만든 논문과 글을 모은 저널 「삼합」도 내고, 관련된 활동을 하며 반경을 넓혀왔습니다.
나 두목이라니…(두렵). 워딩에 비해선 상당히 얌전한 활동이네요. 춘식님 소개에서 ‘독립 작업자’라는 말이 좀 생소했는데요, 저만 모르는 단어인가요? 아니면 삼불파에서 특별히 사용하는 단어인가요? 이게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설명해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춘 삼불파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정체화 하는 과정에서 쓰인 말입니다. 체제로부터의 독립, 자본주의 시스템으로부터의 독립, 본인 스스로 공부와 활동을 해갈 때 관습이나 틀에 박힌 사고로부터의 독립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좀 거창한가요?―앞서 삼불파 구성원이 연구자, 기획자, 창작자라는 세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저는 이 모든 것에 조금씩 걸쳐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업자’라는 말은 특별한 유형을 가지지 않는 표현이 되기도 합니다.
나 오호. 그런 의미라면 길드다 구성원들도 독립작업자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찬님은 밥벌이가 매년 바뀌는 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삼불파와 경제활동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나요? 춘식님이 말씀하신 독립작업자의 ‘자본으로부터 독립’이 꼭 경제활동과의 분리를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찬 개인적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립작업자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일하고 밥벌이하는 것을 달리 생각하면서 살았어요. 삼불파 구성원들도 대부분 본업이 따로 있고, 삼불파 활동은 그 외의 활동으로 해왔기 때문에, 온전히 독립작업자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거죠. 그래서 저도 자연스레 둘을 분리하여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이상적으로는 자신이 관심 있는 카테고리 안에 있는 일을 하면서 거기서 발화된 질문들을 연구, 분석하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그게 다시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또 질문을 던지고... 이렇게 연결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니, 물론 이상적인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겠지만 실제 지금 삶도 어쩌면 일과 공부가 딱히 분리되지 않는 것 같기도 했어요. 올해 삼불파가 공통의 주제로 정한 것이 ‘돌봄’인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디지털 튜터도 이것과 매우 가깝게 연결되어 있잖아요?
그렇다. 찬이 ‘돌봄’과 디지털 튜터를 연결하는 것처럼, 나도 목공과 이반 일리치의 ‘공생’, 현장의 환경과 ‘페미니즘’ 등을 연결하여 사유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연결들은 단순히 밥벌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다른 관점에서 보도록 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도록 하고, 또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런 게 아마도 삼불파가 말하는 독립작업자가 아닐까?
삼불파의 관심과 일상
나 그렇다면 조직 삼불파는 어떻게 일상을 보내는지, 찬과 춘식 개인의 관심이나 연구주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삼불파 공통의 주제가 있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찬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 거기서 발생하는 감정, 에너지, 커뮤니케이션. 그런 힘들을 어렸을 때부터 민감하게 느꼈고, 그것이 발생하는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과 같이 뭔가를 만들어가는 데서 재미를 느끼고요. 문화, 축제, 교육 같은 것들이요. 지금 하고 있는 일과도 연결되고, 비학술적 학술제와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춘 제 경우 개인적으로 지순협에서부터 공부하며 가져왔던 화두는 크게 두 가지에요. 하나는 페미니즘인데요. 페미니즘을 접하게 되면서 세상을 대하는 방식, 시야가 많이 달라졌어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가능성'과 '필요성'을 믿는 것이 중요한 삶의 일부가 되었어요. 예를 들어 대안적 남성성이 어떻게 가능할까? 남성성이 해체된다면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같은 질문들을 던지게 되었죠. 당장 관련한 연구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지만, 일상적으로도 어떤 실천들을 할지 고민을 많이 해요. 개척되어야 할 영역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기부여도 되고요. 다른 하나는 찬과 비슷한데, 문화에요. 게임, 영화 등 문화콘텐츠에 관심이 많아요. 문화가 맥락, 담론을 생산하는 것에 관심이 가요.
나 무슨 영화 좋아하세요?
춘 요새 약간 SF 좋아합니다.
나 SF 뭐요?
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요
나 오모나!
드니 빌뇌브의 <컨텍트>라니. 난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라 부끄럽지만, <컨택트>는 내 인생영화라 호들갑을 좀 떨었다. 이 얘기를 하자면 페이지 수가 엄청 늘어날 테니, 언젠가 따로 인터뷰를 하거나 영화모임을 만들어야겠다.
나 영화얘기 더 하고 싶지만, 인터뷰의 목적을 잊으면 안 됩니다(스스로를 다잡으며). 삼불파의 동향? 관심도 말씀해주세요.
춘 아직 4년차다 보니 삼불파 내부적으로 공부를 이어가고, 작업을 쌓아가는 방식은 조금씩 바뀌는 중인 것 같아요. 재작년까지는 저널 <삼합> 발행을 중심으로 구성된 활동을 했어요. 논문 형식의 글을 꾸준히 생산하는 것이 목표였었죠. 최근의 삼불파는 중심 키워드를 먼저 잡고, 개인적인 작업과 공부를 엮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아까 찬이 잠깐 언급한 것처럼 올해의 키워드는 ‘돌봄’이고, 하반기부터 작업들이 활성화될 예정이에요. 이제 막 돌입해야 하는 시기죠.
나 구체적으로 어떤 루틴을 가지고 움직이나요?
찬 책을 읽고 두 페이지 미만의 글을 써서 이야기하는 ‘두페미’, 아티스틱 리서치의 개념을 공부하고 사례들을 분석해보는 ‘아티스틱 리서치’ 세미나, 영상을 제작하는 ‘영제’ 세미나 등의 활동들에 관심을 가진 멤버들이 참여해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요. ‘두페미’는 2주에 한 번씩 모여 글을 공유하고, 영제 세미나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영상을 배우고, 만들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활동을 합니다. 아티스틱 리서치는 세미나 멤버들이 바쁜 관계로 현재 휴면 상태에요. 이 외에도 삼불파의 정기회의가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어요. 세미나엔 팀별로 대략 6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하고, 회의에는 매번 10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합니다.
나 길드다에 비해서는 내부 인원이 꽤 많군요. 올해의 주제 후보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게 중에 ‘돌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춘 개인적으론 작년 비학학을 준비하는 사전 세미나에서 함께 읽은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을 계기로 ‘돌봄’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후보로 있었던 것들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 공부해서 각자의 관심사와 연결이 될 만한 주제들이 주를 이루었고요. 돌봄 외에는 마음건강, 재해와 질병, 기본소득, 홈코노미(비대면 경제)와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코로나 상황에 따른 우리 삶의 변화와 연관된 것들이었네요. 결과적으로는 투표로 결정했습니다.
춘식과 찬에 따르면 ‘돌봄’은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고 애써 모른 척해왔던 것들을 다루는 일이다. 그런데 ‘돌봄’은 사실 작년 비학학이 춘식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공통으로 남겨준 주제였다. 난 이게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 함께 공부한 경험을 통해 완전히 다른 일상을 보내는 서로가 공유하는 주제, 언어, 감각을 가지게 되는 일 말이다. 춘식과 내가 <컨택트>를 좋아하는 것은 우연이겠지만, 우리가 함께 ‘돌봄’에 관심을 갖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삼불파의 돌봄이 더욱 궁금해졌다.
그리고 비학학으로
나 말 나온 김에 비학학 이야기로 넘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 인터뷰 시리즈의 단골 질문이자, 대표적으로 민망한 질문이 “작년 비학학이 어땠나요?”입니다. 벌써 9개월 전 일입니다만,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춘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온라인 웹사이트 구축의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상상이 잘 되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콘텐츠가 올라가고 공유가 되기 시작했을 때 주변 반응도 좋고, 만족도가 있었습니다. 많은 단체가 함께하는 방식으로도, 아카이빙 차원에서도 적합했다고 생각해요. 또 좋았던 것은 돌봄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사전 세미나였습니다. 재작년과 달리 단기간이라도 함께 세미나를 하고 결과물을 만들면서 행사 자체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서로의 생각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 느낌이었어요.
찬 저는 생각보다 우리 같은 청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랐어요. 온라인이라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지만, 그럼에도 다들 처음인 것에 비해 멋지게 완성했다고 생각해요. 아쉬움이 있다면 더 다양한 표현의 방식들이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거였어요. 텍스트 위주의 결과물들도 좋았지만, 행사가 조금 단순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어요.
나 마지막 질문이자 핵심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삼불파의 주도로 올해 비학학 논의가 시작되었고, 기획팀이 꾸려졌고, 주제와 일정이 잡혀나가고 있잖아요? 이 쉽지 않은 일을 먼저 제안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찬 우선 가장 큰 계기는 지순협에서 지원한 사업이 선정 된 것이었어요. 지원한 사업의 항목 중에 네트워킹 관련된 것이 있었고, 작년의 좋았던 경험 때문에 자연스레 비학학을 연결해 생각했죠. 지순협 사무국에 있는 두두와 춘식이 주도해 삼불파에 제안을 했고, 결론적으로 양쪽 모두에 몸담고 있는 두두, 춘식과 제가 비학학 네트워크와 길드다에 제안해 기획팀을 꾸리게 된 거에요. 물론 처음엔 재밌는 네트워킹 파티, 축제라고 생각했는데 비학학 기획 회의가 시작되면서 잘못 발을 들인 것 같은 느낌도 드는…?(웃음)
춘 예산이 주어졌고, 네트워킹 파티라는 달성할 목표를 상상할 때 이미 비학학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사전에 우려도 있었어요. “길드다에서 어떻게 생각할까?” 왜냐하면 어쨌든 그간 비학학은 길드다에서 주도적으로 팀을 모아 진행을 해오던 행사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나서서 손을 드는 게 괜찮은 건가? 조심스럽다면 조심스러운 일이었어요. 그래서 장문의 메일을 보내게 된 거구요.
나는 메일을 받고, 두두와 찬이 길드다에 찾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불과 몇 개월 전 모습을 떠올렸다.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만들면, 다들 한 몫씩 보탰다. 누구는 생각을 말하고, 누구는 간식을 가져오고, 누구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것들을 가져왔다. 분명 이것을 시작한 사람은 있었지만, 그게 누구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삼불파의 제안은 바로 그와 같이 “이번엔 내가 돈 가져왔어!”, “이걸로 이렇게 해보자!” 같은 느낌이었다. 기획팀의 구성, 회의의 진행 과정에서도 누가 무엇을 가져왔는가가 크게 중요해보이지는 않았다. 비학학은 이렇게 굴러가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학학을 통해 하고 싶은 것, 비학학이 되었으면 하는 게 있는지 물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우리 모두 비슷하게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비학학이라는 게 돈을 보고 하는 것도 아니고, 단기적 성과가 보상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함께하는 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신나고 뿌듯한 마음들이 있어야 이어질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사람들이 끼고 싶은 판이 되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욕심나고, 같이 공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하는 그런.
찬 우리가 가진 생태계 안에서 공동의 문제의식을 발굴하고, 발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방식으로 드러내는, 자유롭고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닐까 싶어요. 각 팀이 그 생태계의 부분들을 차지하고, 그런 부분들이 많아지고 커지는. 그래서 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봐요. 축제처럼.
우리는 여전히 많이 다른 말들을 쓰고, 다른 공부를 하고, 다른 생각들을 한다. 그런데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많은 공통의 것을 담고 있고, 또 공통의 경험으로 인해 그 차이를 좁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전히 일천한 공통의 경험이지만, 이 경험들이 쌓이면 또 작년처럼 무언가가 되기는 할 테다. 11월이 기다려진다.
마치며
나 마지막 기습 질문인데요. 작년 비학학 마지막에 선물 돌리기(행사 시작 전 비학학 예산의 일부를 모든 팀에게 나누어줬고, 행사 말미에 그것을 서로에게 선물했는데, 삼불파가 당시 준비 중이었던 보드게임에 많은 팀이 몰아줬다)하면서 받은 돈은 어디로 갔나요?
찬 키핑하고 있어요. 44만원. 의심하시는 거면 사용하고 난 뒤 영수증을 보여드릴 수 있어요. (선물은 저희가 네트워킹 파티 비용으로 사용하려 했는데, 비학학을 진행하게되면서 비학학 예산에 보태 쓰려고 합니다)
나 아니 의심하는 게 아닌데…(큰 웃음) 보드게임 소식이 없기에…
춘 그렇게 큰돈은 아니지만, 소중한 돈인 것 같아요. 이번 비학학에 보태서 잘…
나 어쩌면 그 돈을 받은 부채감이 여러분을 비학학 기획의 구렁텅이로 빠트린 것은 아니었을까요…?
찬, 춘 …??
그럴지도, 아닐지도. 어찌되었건, 올해도 비학술적 학술제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