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다 스튜디오, 연결과 확장

 송우현(길드다)






  길드다는 항상 ‘연결’을 중요시 여겨왔다. 연결이란 타자를 차단하지 않고, 서로를 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것(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 그 속에서 대면이라는 키워드는 아주 기본Normal적인 것이었다. 길드다는 다양한 청년들과 함께 인문학을 공부하고, 상대방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장이자 장소로서 역할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만든 ‘언택트’ 시대의 조건은 달랐다. 적극적인 대면 세미나와 강좌를 진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화상 회의를 진행 중인 길드다


   우리는 고민에 빠졌다. 언택트 시대의 우리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작년에는 최소한의 규모로 대면 세미나를 진행하거나, ‘줌’을 활용한 온라인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시도들이 여전히 실제 얼굴을 맞대고 모여 강의하고 회의하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고 여겼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줌과 같은 디지털 매체를 대면의 대체품으로써 사용하는 경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면의 대체품으로서의 줌의 사용은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는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평면의 화면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가 대면을 통해 자연스레 느껴온 시각정보(상대방의 반응에 따른 사소하고 다양한 행동들)의 부재를 실감토록 한다. 따라서 대면에 비해 재미는 절감되고, 피로는 증감된다. 우리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온라인의 특성에 맞춰 그 성질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 대면의 방식을 단지 부족하게나마 재현하는 형태로 온라인 공간을 사용한다. 아마 온라인 공간과 디지털 매체를 이런 식으로 일종의 대체품으로 간주하는 한 이 결핍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거듭되면 해결될 것인가? 그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의 특성을 살린 방식의 연결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생각한 방법은 유튜브 같은 영상 플랫폼들을 이용한 시각정보의 다양화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은 실시간과 비실시간, 시각정보와 청각정보 등 다양한 정보들과 시간대를 아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는 그 점을 살려서 다양한 영상 컨텐츠를 제작하는 ‘길드다 스튜디오’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 한다. 신선하지 않다고? 그럴 수 있다. 그만큼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영상 플랫폼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그러나 플랫폼이라는 것은 이용하기 나름, 우린 이 플랫폼을 통해 몇 가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생각이다. 



▲리뉴얼을 준비 중인 길드다 유튜브 채널


   첫째는 신규 인원에 대한 확장성이다. 언택트 시대 이전에도 확장성은 우리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길드다는 용인 수지구 동천동을 넘어선 네트워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2년째 진행되고 있는 ‘비학술적 학술제’ 또한 그 일환이다. 하지만 유의미한 네트워킹과 새로운 사람들의 유입은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다. 하지만 온라인을 이용해본다면 어떨까? 사실 SNS와 블로그 등 이미 온라인 매체들로 홍보는 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유튜브는 SNS나 블로그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인문학적 지식이나 정보전달에 대한 니즈보다는 보다 단순한 유희에 대한 니즈가 훨씬 큰 곳이다. 그만큼 인문학 영상에 대한 수요가 낮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잘만하면 인문학에 관심 없는 타자들이 새로 유입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길드다 스튜디오의 첫 번째 목표는 이 새로운 현장에서 인문학에 씌워진 ‘따분함’이라는 프레임을 벗겨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성을 가지려 한다. 

   둘째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확장성이다. 기본적으로 길드다는 영상과 친하지 않다. 세미나나 강의를 홍보하기 위한 포스터를 만들거나 세미나의 사진들은 찍어도, 영상매체를 통한 활동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SNS에 올리기 위한 짧은 영상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런 기조에서 탈피해 길드다는 이제 새로이 영상들을 생산해낼 것이며, 그 영상도 단순히 강의를 촬영하여 올리는 방식보다는 영상이라는 장르와 유튜브의 특성을 고려한 충분히 고려한 형태의 결과물로 만들 생각이다. 이는 대면활동의 대체품이 아닌 새로운 장르의 활동으로 기획될 것이다. 



▲길드다 스튜디오 영상 워크샵, 마침내 가동 중!

  무슨 말인지 아직 감이 잘 안 온다고? 걱정 마시라! 길드다 스튜디오를 위한 영상제작 워크숍은 이미 시작했고, 길드다 공간의 리모델링은 4월 중으로 예정되어 있다. 4월 중순에는 첫 영상으로 유튜브 채널에서 만날 수 있을 테니, 그때를 기대해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