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 업What's up, 우주쿠키길드!

 송우현 (길드다)







  동천동은 타 지역에 비해 마을커뮤니티와 공동체가 많고 잘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874번지의 한 골목은 더욱 특별하다. 대부분의 마을커뮤니티에서는 청년들을 찾아보기 힘든데, 이 골목에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단체가 세 개나 몰려있기 때문이다. 한 동네도 아니고 한 골목 안에 말이다. 그 주인공은 동네서점 ‘우주소년’, 최근에 꾸려진 제과점 ‘쿠키무이’, 그리고 이 메일링의 주체인 ‘길드다’이다.


  세 단체는 물리적으로는 굉장히 가깝지만, 서로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잘 모른다. 특히 길드다 멤버들은 최근에 청년들이 활동하게 된 ‘쿠키무이’가 잘 해나가고 있는지를 궁금해 했다. 그리하여 겸사겸사 같이 모여 밥이라도 먹고 근황을 공유하자며 모이게 되었다. 이름하야 ‘우주쿠키길드’ 모임이었다. 길드다 네 명, 우주소년 다섯 명, 쿠키무이 네 명. 총 열셋쯤 되는 인원이다. 세 단체 중 가장 넓은 우주소년에 모였음에도 공간이 꽉 찰 정도였지만, 서로 친분이 깊지는 않아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각자의 활동과 올해의 소감 같은 걸 꺼내기 시작했다.





  ‘우주소년’은 작년에는 청년들이 인턴처럼 서점운영을 돕는 형태였으나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청년들이 서점 일 전체를 담담하게 되었다. 각자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들을 기획해보며 동네 서점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함께 으쌰으쌰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많은 프로그램이 취소된 데다 인터넷 서점이 강세인 한국에서의 동네 서점 운영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인건비를 많이 남기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해였다지만, 학창시절부터 이어져온 그들의 긍정적인 바이브와 친구들끼리의 시너지(우주소년 멤버들은 고등학교 동창이다)는 잃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


  ‘길드다’의 상황도 비슷하다. 올해 기획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취소되었고, 남은 프로그램들은 비대면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그 가운데 긍정적인 면도 없지는 않으나(줌Zoom 프로그램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게 되었다던가), 그럼에도 코로나 상황은 모두에게 뼈아픈 것이었다.





  ‘쿠키무이’는 코로나와는 다른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현재 ‘쿠키무이’는 마을의 어른들과 이우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 둘, 성남의 ‘함께여는 청소년 학교’를 졸업한 친구 둘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그를 기반으로 청년들이 운영하는 구조이다. 원래 온라인 판매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쿠키무이’를 협동조합이 인수하는 형태로 청년들이 이어받았는데, 기존 ‘쿠키무이’의 수익 모델이 현재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협동조합 내 소통의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인건비는커녕 재료비도 없어서 각자의 사비로 재료를 사고 있었고 판매 역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번 우주쿠키길드 모임은 이러한 서로의 상황을 체크하고, 어떻게 같이 활동들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는 자리였다. 각자의 고민들을 자기들끼리만 고민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다보면, 당장 서로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건 힘들다 해도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보일지도 모른다. 비대면의 시대라지만 마냥 마스크 뒤로 얼굴을 숨기고 지나치기 보다는 “왓츠 업?”하고 주고받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느낀 날이었다. 그렇게 서로 계속해서 관계를 형성하고 확장해가며 우리의 고민은 풀려가기도 하고 변형되기도 할 것이다. 여러분도 이런 시기일수록 청년들에게, 서로에게 물어보시라. “왓츠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