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했던 <한문이 예술>
이동은 (길드다)
<한문이 예술>은 저와 고은 선생님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초등학생 한문 프로그램입니다. 학교 개학에 맞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연기했다가, 프로그램 횟수를 단축했다가, 결국에는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다행이기도 했지만, 모집을 위한 포스터까지 다 붙여놓고 취소가 되었으니 의욕이 한풀 꺾인 것도 사실이었죠.
그런데 드디어! 마음을 다잡고, 짧고 굵게 방학특강 형식으로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휴가 기간과 겹쳤지만 오히려 사람들이 코로나 탓에 멀리 떠나지 못하는 상황 덕에 기대보다 많은 인원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역시 뭐든지 새옹지마인 것 같아요. 하하.
<한문이 예술>은 1교시와 2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는 고은 선생님과 『사자소학』을 읽고 토론해보는 시간입니다. 친구들이 가족과 친구와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 나누고, 『사자소학』에서는 가족·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라고 하는 살펴본 뒤 토론해보았습니다. 2교시에는 저 동은 선생님과 한자를 배우고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름과 관련된 네 가지 한자를 배우고 응용하여 나만의 한자를 만들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친구들과 하는 수업은 즐겁습니다. 언제나 예상과 기대를 뛰어넘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제가 인상 깊게 느낀 것은 세 가지 였습니다.
우선 친구들은 예상보다 자기에 대한 말을 많이 하고 싶어 했습니다. 수업을 준비할 땐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 수업을 잘 따라와 줄지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거북이에 대한 내용을 배우자 다음날 거북이를 수업시간에 데리고 올 정도로 적극적이었어요. 또 발표할 기회를 얻지 못하면 서운해 할 만큼 열렬히 참여해준 덕분에 마음을 놓았습니다.
두 번째로 친구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직접 만나지 않으면 어린 친구들이 어떻게 노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학교를 다녔는지, 보통 무엇을 하고 노는지…. 수업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틱톡’ 하는 걸 처음 보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따라 짧은 영상을 만들며 노는 놀이문화에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 번째로 예상 못한 답변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 준비 단계에서 수업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습니다. 시뮬레이션에서 예상했던 것과 실제로 들었던 것은 많이 달랐습니다. 2교시에 친구들이 한자를 직접 만들기 시작하자 그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가령 날씨를 표현하는 한자를 만들 때 친구들은 눈 치우다 동상에 걸린 사람으로 추위를 표현하기도 했고, 또 자신(自)과 뽀로로를 붙여 한자를 만들곤 뽀로로만큼 놀면서 쉬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부디 상황이 더 좋아져서 준비했던 수업을 모두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수업이 무사히 열릴 수 있기를 바라며 <한문이 예술> 여름특강 소감을 마치겠습니다.



